
"광고 대행사니까, 전문가답게 알아서 매출 좀 잘 나오게 해주실 수는 없나요?"
처음 대행사를 쓰시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자, 가장 위험한 발언입니다.
아마 이런 말씀을 하시는 속마음은 크게 두 가지일 것입니다.
- 기대: "나는 잘 모르지만, 돈 받고 일하는 전문가니까 알아서 잘해주겠지."
- 우려: "괜히 내가 어설프게 간섭했다가 전문가의 계획을 망치는 건 아닐까?"
대표님의 기대와 배려심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알아서 해주세요"의 결말은 99%의 확률로 "돈만 쓰고 효과는 없는" 상황으로 끝납니다.
왜 전문가에게 맡겼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냉정한 현실 3가지를 말씀드립니다.
1.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주문, "알아서"
택시를 타서 기사님께 "알아서 가주세요"라고 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목적지가 강남인지 부산인지 말하지 않았는데, 기사님이 내 마음에 쏙 드는 곳으로 데려다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목적지 없는 택시는 미터기 요금만 계속 올라갈 뿐입니다.
1~2만 원짜리 커트가 망해도 속상한데, 회사의 사활이 걸린 마케팅 예산을
목적지도 없이 태우는 건 너무나 위험한 도박입니다.
"알아서"라는 주문은 아무리 숙련된 전문가라도 길을 잃게 만듭니다.
목적지는 '탑승객(대표님)'이 정해주고, 기사님(대행사)은 '가장 빠른 길'을 찾는 역할임을 잊지 마세요.
2. 대행사가 '알아서' 하기 시작하면 생기는 비극
대행사 직원이 무능해서가 아닙니다. 문제는 '구조'에 있습니다.
보통 시니어 마케터 1명은 적게는 10개, 많게는 30개 이상의 업체를 동시에 관리합니다.
이것이 대행사가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으로 한 담당자가 대표님 회사 하나에만 몰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권한을 넘겨버리면, 담당자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가장 효율적이고, 손이 덜 가는 방식을 택하게 됩니다.
- 고민이 필요 없는 기계적인 공장형 세팅
- 성과 개선보다는 단순히 '광고 예산 증액'을 유도하는 제안
담당자도 사람입니다. 명확하게 요구하고 꼼꼼히 체크하는 클라이언트에게 시간을 더 쓸 수밖에 없습니다.
대행사는 나를 구원해 줄 '선생님'이 아닙니다. 내 전략을 대신 수행해 주는 '용병'으로 대하셔야 합니다.
3. 대행사를 긴장하게 만드는 업무 요청법 3가지
좋은 대행사를 찾는 운보다 중요한 것은, 평범한 대행사도 A급으로 일하게 만드는 '클라이언트의 리더십'입니다.
딱 3가지만 기억하세요.
① 현재 상태에 대한 '진단'을 먼저 요청하세요.
계약 전,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보세요. 이 질문 하나로 그들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 산업과 시장의 흐름을 읽고 있는가?
- 경쟁사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가? 단순히 "좋은데요? 잘 팔릴 것 같아요"라며 비위를 맞추는 곳은 거르셔야 합니다. 우리 비즈니스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진단할 줄 아는 곳이 진짜입니다.
② 목표는 '감'이 아니라 '숫자'로 타협하세요.
"매출 많이 나오게 해주세요"는 최악의 오더입니다. 기준이 없으면 대행사는 '클릭 수'나 '노출 수' 같이 보고서 쓰기 좋은 지표만 부풀려서 보고합니다.
- 나쁜 예: "최대한 많이 팔아주세요."
- 좋은 예: "현재 ROAS(광고비 대비 매출)가 250%인데, 300%까지 올려주세요. 단, 회원가입 당 비용(CPA)은 5,000원 미만으로 방어해야 합니다."
이렇게 숫자로 된 가이드라인을 줘야 대행사도 긴장하고, 그 기준을 맞추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③ '방임'하지 말고 '중간 점검' 하세요.
인테리어 공사를 맡겨도 중간에 가서 벽지는 제대로 발랐는지 확인하시죠? 마케팅도 똑같습니다.
일을 맡겨놓고 월말 보고서만 기다리면, 이미 배가 산으로 간 뒤라 돌이킬 수 없습니다.
- 주간 미팅/월간 보고: 정기적으로 방향성을 점검하세요.
- 주의할 점: 매일매일 일간 리포트 받고 "어제보다 매출 왜 떨어졌어요?"라고 닦달하는 것은 '간섭'입니다. 이는 오히려 성급한 수정으로 광고 학습을 망칩니다. 큰 틀에서 계획대로 가고 있는지 '마일스톤(중간 목표)'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치며
아주 뛰어난 대행사라고 해서 무조건 우리 회사의 매출을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 부족하더라도, 대표님의 비즈니스를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명확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대행사가 훨씬 좋은 결과를 만듭니다.
대행사는 '알아서' 해주는 곳이 아니라, 대표님이 '아는 만큼' 움직이는 곳입니다.
지금 대행사에게 어떤 주문을 하고 계신가요? 혹시 "알아서"라고 방치하고 계시진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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